솔직히 저는 와이드 폴더블이라는 폼팩터를 그냥 유행처럼 지나갈 거라 생각했습니다. 폴더블폰을 몇 년 써온 입장에서 "또 비율 바꾼 거겠지" 하고 반쯤 흘려봤는데, 화웨이 퓨라 X맥스를 직접 손에 쥐어보는 순간 그 선입견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커버 디스플레이부터 내부 화면까지, 기존 폴더블과는 분명히 다른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와이드 폴더블의 화면 비율, 정말 대세가 될까
기존 폴더블폰을 펼치면 거의 정사각형에 가까운 화면이 나왔습니다. 가로도 세로도 비슷비슷해서 "이게 가로 모드야, 세로 모드야?" 싶은 묘한 방향성 없음이 항상 걸렸습니다. 그런데 퓨라 X맥스를 쥐어봤을 때 느낌은 달랐습니다. 접었을 때 크기가 여권 두 개를 겹친 것과 굉장히 유사했는데, 여권이라는 게 그냥 나온 크기가 아니잖습니까. 한 손으로 쥐었을 때 가장 편한 인체공학적 설계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는데, 폰이 딱 그 감각을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이 폼팩터의 핵심은 커버 디스플레이의 화면비율(Aspect Ratio)에 있습니다. 여기서 화면비율이란 화면의 가로 길이 대 세로 길이의 비율을 수치로 표현한 것으로, 퓨라 X맥스의 커버는 4:3에 근접한 와이드 비율입니다. 일반 바(Bar)형 스마트폰이 보통 19.5:9에서 20:9 사이의 길쭉한 비율을 쓰는 것과 비교하면, 이 폰의 커버 화면은 훨씬 넓고 짧습니다. 처음엔 "이 비율로 영상을 보면 레터박스가 엄청 생기겠는데" 싶었는데, 막상 빌리빌리로 가로 영상을 틀어보니 위아래 레터박스가 예상보다 훨씬 적었습니다. 일반 바형 폰도 16:9 영상을 볼 때 좌우 여백이 생기는 건 마찬가지이니, 체감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았습니다.
세로 영상, 즉 틱톡이나 쇼츠 같은 숏폼 콘텐츠를 커버 디스플레이로 봤을 때가 더 놀라웠습니다. 좌우에 레터박스가 살짝 들어가긴 했지만 굉장히 자연스러웠고, 그 상태에서 폰을 펼치면 화면을 회전시키지 않아도 그대로 세로 영상이 큰 내부 화면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연속성이 생각보다 인상적이었습니다. 웹 브라우징은 가로로 펼쳤을 때 폭이 넓어 시원한 느낌은 있었지만, 위아래가 짧아서 스크롤을 자주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반면 세로로 잡고 내부 화면을 세로 방향으로 펼쳤더니, 웹 페이지가 제대로 된 비율로 꽉 차게 보였습니다. 애플닷컴과 삼성 홈페이지를 각각 가로·세로 방향으로 비교해봤는데, 세로 방향이 압도적으로 자연스러웠습니다. 이 폰은 가로 모드보다 세로 모드로 쓰도록 설계된 폰이라고 확신할 정도였습니다.
카메라 앱을 켰을 때의 화면 활용도도 흥미로웠습니다. 일반 스마트폰은 4:3 사진 비율에 맞춰 찍을 때 위아래 검은 레터박스가 상당히 생기는데, 이 폰의 커버 화면에서는 그 여백이 아래쪽으로 몰리면서 실제 뷰파인더가 굉장히 넓게 활용되었습니다. 셀카 모드로 전환했을 때 얼굴이 크게 잡히는 것도 확인했는데, 중국 특유의 얼굴 보정 필터가 기본으로 들어가 있어 피부 톤이 과하게 보정되는 점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커버 디스플레이: 4:3에 근접한 와이드 화면비율로 가로 영상 레터박스 최소화
- 세로 모드 내부 화면: 웹 브라우징, 전자책, 숏폼 콘텐츠 모두 세로 방향이 훨씬 자연스러움
- 카메라 뷰파인더: 4:3 비율 특성상 일반 폰 대비 뷰파인더 활용 면적이 넓음
- 저반사(Anti-Reflection) 코팅: 내부 디스플레이에 적용돼 실외 시인성 개선
멀티태스킹과 디자인, 중국 폴더블이 부러웠던 이유
내부 디스플레이를 펼쳤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폴딩 크리즈(Folding Crease), 즉 화면을 접었다 펴는 과정에서 생기는 주름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화면 중앙에 생기는 접힌 선인데, 이전에 쓰던 갤럭시 폴드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체감상 분명히 적었습니다. 측면에서 빛을 비추면 살짝 보이긴 했고, 어두운 화면에서는 더 도드라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면에서 밝은 화면으로 콘텐츠를 볼 때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제 경험상 이 정도면 일상 사용에서 크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립감 설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카메라 모듈이 가로로 일자 배열돼 있어서, 폰을 세로로 잡으면 그 모듈 부분을 자연스럽게 손으로 감싸는 구조가 됩니다. 마치 카메라 손잡이를 쥐는 느낌이랄까요. 무게 중심도 카메라와 센서가 몰려 있는 아래쪽으로 살짝 쏠려 있어, 손에 안정적으로 안착되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갤럭시 폴드는 카메라가 한쪽에 쏠린 구조라 세로 그립이 퓨라만큼 최적화된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멀티태스킹은 이 폼팩터에서 가장 기대했던 부분이었습니다. 화웨이의 하모니OS(HarmonyOS)는 화면 아래에서 위로 쓸어올린 뒤 아이콘을 끌어다 놓는 방식으로 화면 분할을 지원합니다. 여기서 HarmonyOS란 화웨이가 독자 개발한 운영체제로,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플랫폼입니다. 화면을 반반으로 나누거나, 작은 팝업 창으로 띄우거나, 스택처럼 겹쳐 슬라이드하는 세 가지 방식을 지원했는데, 가로로 펼친 상태에서 두 앱을 나란히 놓으면 각 앱이 차지하는 비율이 굉장히 자연스러웠습니다. 정사각형에 가까운 기존 폴더블은 앱 하나가 차지하는 공간이 어중간했는데, 이 와이드 비율에서 반반으로 나누면 각 앱이 약 태블릿의 절반 크기 비율로 펼쳐져서 실제 작업 화면처럼 느껴졌습니다.
AES(Active Electrostatic) 방식 스타일러스 펜 지원도 눈에 띄었습니다. AES란 펜 자체에 배터리나 별도 디지타이저 레이어 없이도 화면과 신호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삼성의 EMR(Electromagnetic Resonance) 방식과 달리 폰 두께를 크게 늘리지 않고도 펜 입력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중국 제조사들이 이 방식을 폴더블에 적용한 것이 솔직히 부러웠습니다. 갤럭시가 S펜을 폴더블에 내장했다가 뺀 것도 결국 두께 문제였으니까요. 내부 디스플레이의 저반사(Anti-Reflection) 코팅도 확인했는데, 실내 조명 아래에서 빛 번짐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갤럭시 와이드 폴드가 이 코팅 없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한 번이라도 저반사 처리된 내부 화면을 써본 입장에서 이건 타협하기 어려운 요소입니다(출처: Huawei 공식 제품 페이지).
펀치홀 카메라 위치도 생각보다 영리했습니다. 카메라 모듈이 상단 모서리에 배치돼 있고, 세로로 잡았을 때 손이 그 부분을 덮는 구조이다 보니 펀치홀이 자연스럽게 가려졌습니다. 세로 숏폼 콘텐츠를 볼 때도, 가로 롱폼을 볼 때도 레터박스 영역 안에 펀치홀이 묻혀버려 거의 신경이 쓰이지 않았습니다. IDC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약 48%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 성장세를 이끈 핵심 요인 중 하나로 와이드 폼팩터의 등장이 꼽힙니다(출처: IDC, Worldwide Foldable Smartphone Market).
자주 묻는 질문
Q. 와이드 폴더블폰 크기가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A. 집에 있는 여권 두 개를 겹쳐서 쥐어보시면 접었을 때 크기와 두께가 상당히 비슷합니다. 재질은 다르지만 그립감과 주머니에 넣었을 때 느낌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한 방법입니다. 펼쳤을 때는 여권 한 장을 펼친 것보다 살짝 작은 수준입니다.
Q. 내부 화면 주름이 실사용에서 얼마나 거슬리나요?
A. 일반적으로 폴더블 주름이 심하게 거슬린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가 직접 써보니 퓨라 X맥스는 밝은 화면에서 정면으로 볼 때 거의 티가 나지 않는 수준이었습니다. 어두운 화면이나 측면에서 빛을 비출 때는 보이긴 합니다. 이전 갤럭시 폴드 시리즈보다는 체감상 분명히 적었습니다.
Q. 와이드 폴더블이 세로 모드에서 더 좋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A. 기존 폴더블은 펼치면 거의 정사각형이라 가로·세로 방향이 모호했습니다. 퓨라 X맥스는 화면비율이 세로로 더 길어서 웹 브라우징, 전자책, 숏폼 영상 모두 세로로 쥐었을 때 훨씬 자연스럽게 콘텐츠가 꽉 찹니다. 가로 멀티태스킹도 활용도가 높았지만, 세로 일반 사용에서의 만족감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Q. 퓨라 X맥스를 한국에서 살 수 있나요?
A. 퓨라 X맥스는 국내 정식 출시 모델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폰과 유사한 와이드 화면비율을 채용한 갤럭시 폴드 와이드 계열과 아이폰 폴드 계열이 곧 국내 정식 출시될 예정이라, 이 폼팩터를 국내에서 경험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입니다.
결론
솔직히 퓨라 X맥스를 직접 쥐어보기 전까지는 와이드 폴더블이 기존 폼팩터 대비 얼마나 다른 경험을 줄 수 있는지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만져본 뒤에는 "이 화면비율이 폴더블의 방향성을 드디어 확실하게 잡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커버 디스플레이의 4:3 와이드 비율, 세로 모드에서의 압도적인 웹 브라우징 경험, 멀티태스킹 활용도, AES 펜 지원과 저반사 코팅까지, 중국 제조사가 먼저 검증해둔 이 방향이 삼성과 애플에 어떻게 이식될지 기대가 됩니다.
갤럭시 폴드 와이드와 아이폰 폴드가 국내에 출시되면 제가 직접 비교해볼 생각입니다. 퓨라 X맥스를 기준점으로 삼고, 각 제조사가 이 화면비율을 어떻게 다르게 해석했는지 살펴보는 것이 다음 목표입니다.